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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23 12:43
사랑이란 무엇일까?
 글쓴이 : 김연
조회 : 15,266  

사랑이란 무엇일까?

김수환 추기경은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는 것이 삶이고, 사랑이란 한 쪽의 어깨가 젖어도 우산을 둘이 함께 쓰는 것"이라고, 참 간단하게 말씀 하셨다. 사랑은 그냥 간단한 거다.

부부가 오랜 세월 함께하며, 자기 욕구를 앞세우다 보면 서로간의 사랑에 대해 무감각해지거나, 오히려 불만이 생기게 되고 그 불만이 커지고 싸이면 갈등이 심화되게 마련이다. 거기에 사랑이란 찾아 볼 수 없다. 저 싸움은 저게 사랑의 표현이지,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받고 싶지 않으면 싸울 필요도 없을 텐데, 이웃집 사람과는 싸울 이유가 없지 않나, 감정이 없으니까. 어른들은 이렇게 이해할 수 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자식들은 어리고 힘없기 때문에 부모가 갈등하면 양쪽으로 찢어지는 수밖에 없다. 그게 상처 되고 병이 되는 경우를 허다하게 본다. 병이 나면 그 때서야 부부는 정신이 번쩍 들어 깨닫게 되지만, 대범하게 심기일전(心機一轉)해서 진정한 변화를 하는 경우는 불행하게도 드물다. 그 많은 세월이 지나는 동안 골이 깊어져서 돌아오기엔 너무 멀리 간 상태라는 것을 본인들도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안다. 되돌아 오려면, 우선 각자 문제 해결부터 해야 하고 그것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고 돌아왔다 해도 본래의 정 깊고 사랑하던 그 모습으로 회복하는 게 너무 힘든 일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대 성공이다. 부부간의 회복이란 각자 자기 회복부터 해야 가능한 것이다.

대부분 부부 간에 골이 깊어지고 거리감이 생기면 마음을 닫아 버리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사랑을 주는데도 받지 않고, 자기가 받지 않는 건데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 십 년이 지나서야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주는 사랑을 분명히 알면서도 안 받아야 복수가 되니까, 앙가픔이 되니까 안 받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평생 안 하던 사랑의 표시를 하는 사람은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있는 힘을 다 해서 한 것일까, 그걸 생각해서라도 받는 게 옳지 않을까. 사랑이 별 게 아니고 추기경 말씀대로 그냥 간단한 것이다.


같이 늙어가면서, 생각해 주는 것, 함께 있어 주는 것, 다정하게 말 해주는 것, 이해 해 주는 것, 대신 일 해주는 것, 아플 때 약 챙겨주는 것, 다리 주물러 주는 것, 어디 같이 가 주는 것, 보살펴 주는 것, 챙겨 주는 것, 웃어 주는 것,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이 사랑인데, 아주 이상적이고 더 대단한 무엇을 바라고 기대하면 이런 것들이 하찮은 것들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이 사랑의 표현을 하거나 사랑을 줄 때 받을 줄 알고 받아서 소화할 줄 알면 건강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모인 사회는 밝고 건강하고, 행복할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인간으로서 가능한 사랑, 현실적인 사랑, 능력에 맞는 사랑, 그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신 거 같다.

_______________

¹김수환 추기경:

삶이란?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오.~

죽음이란?

우산을 더 이상 펼치지 않는 일이다.~

성공이란 ?

우산을 많이 빌려주는 일이고~

불행이란?

아무도 우산을 빌려주지 않는 일이다.~

사랑이란?

한 쪽 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함께 쓰는 것이오~

이별이란?

하나의 우산 속에서 빠져나와 각자의 우산을 펼치는 일이다.~

연인이란?

비오는 날 우산 속 얼굴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오.~

부부란?

비오는 날 정류장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갈 줄 알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오,~




비를 맞으면 혼자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내밀 줄 알면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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