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좀 아파 주어야겠어
Identified PatientVirginia Satir 는 Conjoint Family Therapy¹에서 다음과 같이 말 하고 있다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이 아프면, 그냥 환자(아픈사람) 라고 부르는 것보다 Identified Patient (I.P : 굳이 번역하면 구별된 환자)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다. 왜냐 하면 I.P. 의 증상이 있음으로써 가족전체를 위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고, 뿐 만 아니라 환자 자신을 위해서도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 결과에 의해 가족은 하나의 단위 unit 로서 행동한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환자는 가정이라는 작은(unit) 세계내의 존재 (man in the world) 이고, 가족 간의 관계는 연결되어 있어서, 한 사람이 아픔으로서 가족평형 (family homeostasis) 또는 가족 균형 상태를 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I.P.는 가족과 구별되는 환자이다.
Family Homeostasis
가족평형 상태란, 한 예로 부모, 부부의 고통이 있다면, 무의식중에 자녀에게 전달이 되어, 가족 중 한 명을 어떤 형태로든 가장 고통스럽게, 나머지 아이들은 조금 고통스럽게 만들고, 한 자녀가 많이 아프면, 아이가 아픈데 집중하느라 부부의 문제는 수면 아래 위를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면서, 부부 고통이 덜어지는 듯, 가정은 그런대로 굴러간다. 이것이 Family Homeostasis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은 무의식적 과정이라는 것이다.
Dysfunctional Parenting
문제는 부모의 고통이 약한 정도라면 좀 낫지만 그 고통이 심각한 정도라면 큰 문제다. 부부가 심각하게 아플 때는 아이를 극도로 괴롭히게 되니, 아이는 어려서 힘없고 약하고 뭔지도 모르게 영향을 가장 크게 받게 되고, 가정 분위기는 항상 싸운 사람들처럼 성난 분위기에다 부자연스럽고 사랑, 평화가 없는 것 같고 실제로 사랑의 표현이나 다정다감한 표현은 적고 불안정하며 이 분위기의 영향은 또 아이에게 간다. 더우기 고통스러운 부모는 부모 역할 기능에 장애가 오게 마련이어서 부모 역할을 제대로 올바르게 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역기능적 부모 역할 dysfunctional parenting 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는 사람이 바로 아픈 자녀 Identified Patient이다.
Symptom
시간이 지나면서 I.P. 에겐 증상이 나타나는데, 증상은 부모, 부부 간 고통을 세상에 알리고 구해주세요! 라고 외치는 SOS sign (엄마 아빠가 아파요. 엄마 아빠가 싸워요. 엄마 아빠가 전쟁해요 구해 주세요!)이고, 또 부모 고통을 경감하려고 거기 몰두하며 노력하다가 자신의 성장을 파괴하고 있다는 구조요청 메시지이다. 이러한 I.P의 요청에 대해 가족들은 뭘 하는가? 물론 I.P.의 치료에 참여하기도 하고 치료를 방해하기도 하며 파괴하기도 한다. 입원 또는 감금되면 가족들의 방문 후 흔히 악화되거나 퇴행한다. 더 좋아지는 것도 없고 그냥 오래 간다. ‘병 주고 약주고’ 시간은 계속 간다.
요약하면 가정이란 작은 세계가 돌아가는 데 Identified Patient 는 있어야 하는 필수조건인 것 같다. 한 사람이 아파주어야 한다. 한 사람이 나면 또 다음 사람이 아파주어야..... 이상이 Virginia Satir 가 언급한 바, 가족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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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이 칼럼은 Virginia Satir 의 Conjoint Family Therapy, Chap. 1, Why Family Therapy? 에서 주로 인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