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아버지)는 좋은 판사가 되면 좋겠다.
첫 번 사례는 20대 후반의 여자 사례이다.
아직도 아들 딸, 남 녀 차별을 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이 회사원은 오빠와 둘이 자랐는데 여동생의 입장으로서 억울한 게 많다고 했다. 부모는 항상 오빠만 위해 주고 오빠 말만 들어주고, 오빠한테만 너그럽고, 오빠를 대하는 어머니의 태도는 천양지차로 다르다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아들 딸 차별하는 게 눈에 보여도 어려서는 힘도 없고 약하니까 말도 못하고 그게 오랜 세월 싸여서 당연한 거려니 하고 잊고 살았는데, 요즘 들어서 회사에서 할 말을 못하고 어려서부터 부모와 오빠에 대했던 것과 똑같은 억울한 감정이 느닷없이 올라와서 고통스러웠다 한다. 항상 억울한 것은 오빠가 못 살게 굴어서 싸웠는데도 넌 여자니까 네가 참으라 하고, 뭐든지 네가 참아라, 하는 것이 너무 억울했었다, 남매간의 갈등이 있을 때 부모가 심판을 아주 잘못 한 예다.
두 번 째 사례는 초등학교 6 학년 누나와 4 학년 두 남매 이야기다. 누나와 남동생이 싸웠다. 이것을 본 엄마가 둘을 불러놓고 둘 다 잘못했으니까 두 대씩 맞으라 하고 각각 두 대씩 때렸다. 그리고 누나는 윗사람이 동생과 싸운 건 잘 못 한 것이니까 한 대 더 맞으라 하고 또 때렸다.
그런데 남매가 싸우게 된 이유는 동생이 먼저 와서 공부하고 있는 누나를 방해해서 누나가 하지 말라고 몇 번 말을 해도 동생이 듣지를 않아서 싸우게 된 것이다. 싸움의 원인, 시작은 동생이 한 것이고 잘못은 동생에게 있었다.
그렇다면 누나는 동생 때문에 싸운 것인데 그 벌로 두 대를 맞은 것도 억울한데, 거기다 누나라고 한 대 더 맞은 것은 더욱 억울하다. 억울함이 싸이면 문제가 커진다. 엄마의 심판은 억울한 심판이었다.
이런 경우는 남매가 싸운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 왜 싸웠는지, 누가 먼저 싸웠고, 누가 잘못을 했는지 알아보고, 잘못한 사람만 벌을 주면 된다. 벌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잘못한 것을 깨달으면 오히려 죄의식이 해소될 수도 있다. 누나는 억울하지 않아서 좋기도 하지만, 매 맞는 동생을 보고, 다음에는 좀 더 현명하게 사태 수습을 할 줄 알게 된다. 즉 성숙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머니나 아버지는 공정한 판사가 되면 적어도 아이들이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고 이 억울한 감정이 없어야 노이로제 안 걸리고 걸려도 빨리 낫는다. 공정한 판사가 되는 것 보다 더 좋은 것은 자녀들을 동등하게 사랑으로 키우면 사랑을 받을 줄도 줄줄도 알게 되고 성숙이 빠르고 똑똑하게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