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되고 싶었던 여자 (여자가 되고 싶었던 남자)

상담 첫 시간 문을 열고 보호자(어머니)를 따라 들어오는 내담자가 남자로 보여서“아들하고 오셨어요?” 했더니 “딸 이예요.” 라고 대답을 했다. 자세히 보니 남자 옷을 입었고, 특히 머리 모양도 남자처럼 컷을 했고, 행동이나 자세도 영락없는 남자 폼인데 여자 학생이었다.   

문제는 자신이 여자인 것이 싫어서 남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아주 어려서 유치원도 가기 오래 전 애기 때부터 그랬었다고 한다. 그 때 엄마는 일 나가고 친척 할머니가 오빠와 자신과, 이모네 사촌 남동생 세 명, 도합 다섯 명을 돌봐 주셨는데, 그 할머니가 유독히 남아선호 사상이 심하고, 사사 건건 남자 아이들 먼저 이 학생은 항상 꼴지로 챙겨주셨다고 한다.   

예를 들면 식사 때나 간식을 나눠주실 때도, 오빠를 제일 먼저, 다음엔 사촌 남동생 세 명, 그리고 맨 나중에 자신에게 주셨다. 처음에는 그저 이상하다. 왜 동생들이 먼저지? 내가 누나인데 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로 태어난 것은 잘 못 된 거구나, 라고 생각하기 시작 했고, 그 할머니가 미워지기 시작했고, 그 할머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었다는 기억을 어렴풋이 더듬어 냈다. 당연히 그 이야기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게 되었다. 상담 시간 에 가져온 첫 꿈은 이 할머니가 죽는 꿈이었다.   

또 다른 캐이스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청년이다. 이미 직업적으로도 안정되어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던 중이다. 자기는 무슨 한이 있더라도 군에 가기 전에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겠다고 결심을 굳힌 후였다.   

이 청년의 경우는 아주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무서웠다. 아버지가 퇴근할 시간이 되면 벌써 그 큰 목소리만 들려도 어느 구석이든 가서 숨었다고 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가 없지만 우여곡절을 겪고 상담은 끝났다.   

여자가 남자 되고 싶어 하거나, 남자가 여자 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생물학적인 원인인 경우에는 인정을 해 주어야 한다고 학자들, 신학교 교수들 까지도 주장 하고 있다. 이 경우들은 아주 작은 거 같지만 실은 심각한 심리적 경험이 원인이 된 사례들이어서 심리치료 효과가 있을 수 있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