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사랑은 뛰어 들어가서 대신 해주는 것인가, 앞서 뛰어가서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인가
Martin Heidegger는 『Being and Time』『존재와 시간』에서 인간 존재를 그냥 Being, existence라 하지 않고,
Dasein 이라 불렀다. Dasein이란 말은 영어에도 없고 한국어에도 없고 독일어에만 있는데, 영어로 표현한다면
“being there 거기 존재 하다”, 한국어로는 “현존재” 라고 번역을 한다.
Dasein의 의미는 인간이 태어날 때 혼자 태어나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 보니 주위에 엄마도 있고 아
버지도 있고 형제도 있고, 친척도 있고, 주위 여러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한 존재로 태어나는 이 전체 장면을
Dasein이라 한다. 즉 인간은 “Man in the world, 세계 내의 존재” 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독일어로 “Mitsein 함께
존재한다” 는 뜻이고,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인간은 “관계적인 존재” 라는 뜻이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돌봄(Fürsorge)을 받아야 한다. Fürsorge 돌봄, 배려, care는 Martin Heidegger 의
개념 가운데 특별히 중요한 개념이다. 아이 돌봄에는 두 가지의 돌봄(Fürsorge)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대신 뛰
어들어 해주는 einspringende¹ Fürsorge, 다른 하나는 앞서 미리 뛰어가 열어주는 vorspringende Fürsorge 돌봄
이다.
첫 번째 einspringende Fürsorge 뛰어들어 대신 해주는 배려란 아이가 힘들어하면 부모가 대신 해결해 주거나 특
히 실패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차단해 준다. 선택도 부모가 대신 해주고, 아이가 불안하지 않게 모든
불안을 부모가 제거해 준다. 이러한 돌봄은 겉으로 보기에는 사랑이고 배려 같은데, 그러나 Heidegger는 이 방식
은 아이의 존재할 잠재적 가능성 자체를 빼앗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 질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게 빼
앗는 방식이라고 했다.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만든다고 했다.
두 번째 vorspringende² Fürsorge 미리 앞서 뛰어가서 열어주는 케어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앞서 뛰어가
서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식이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기회를 주고, 선택을 기다리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경험할 기회를 주며 실패할 때는 허용적인 자세, 수용적인 자세로 기다린다. 당장은 고통스럽고 불안하
고 힘들 수 있으나 과정에서 불안, 공포, 두려움 등 여러 가지 난관을 견딜 수 있는 힘과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
하는 융통성이 길러지고, 아이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 Be himself, Be herself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돌봄이
고 배려다.
부모의 사랑은 뛰어 들어가서 대신 해주는 것인가, 앞서 뛰어가서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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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einspringen “대신 뛰어들다”
² vorspringen “앞서 뛰어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