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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1 18:34
30 년간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온 아내
 글쓴이 : 김연
조회 : 19,669  

30 년간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온 아내

팔순이 넘은 부부가 찾아왔다. 부인은 얼굴이 까맣게 변해 있었다. 한 눈에도 애간장이 녹은 분 같았다. 표정이 굳은 채 도무지 입을 열지 않아 남편을 나가 계시라 하고 부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부인은 30 년 전, 남편이 바람피운 이야기, 여자를 집에 데려왔던 이야기를 띄염띄염 했다. 그 때부터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 온 것이 30 년 세월이다. 세상이 다 싫은 표정이다. 30 년 간 말을 잊고 살아왔다.

남편을 들어오시게 했다.

할아버지 왜 그러셨어요? 30 년 전 바람피우셨다며? 여자를 데리고 들어왔어요?” 할아버지는 갑자기 낙심한 표정으로 길게 한숨을 내 쉬더니, 몸이 쪼그라들 정도로 작아졌다. 그 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떨어 트린채, 사죄하는 듯 한 음성으로 주눅들은 듯이 천천히 말을 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아프다 그러면 약 사다주고, 물 떠다 주고, 다리도 주물러주고, 아무리 잘해줘도 ... 어째 그러는가 했더니... 요즘은 이상하게 헛소리까지...” 절망적으로 말을 잇지 못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좀 보세요. 몸이 이렇게 착 까부라져서 작아질 정도로 할아버지 뉘우치는 거 같아요. 충분히 반성하고 있네요, 할머니, 여기 좀 보세요. 믿어지지 않죠? 그 때 상처 때문에, 배신감 때문에, 잘해줘도 믿음이 안 가죠? 할머니, 물 떠다 주는 것이 사랑이고, 약 사다주는 것이 사랑이고, 다리 주물러주는 것이 사랑 이예요. 이제 그 사랑을 받아먹어야 해요. 조금 있으면 죽는데, 사랑을 받지 않으면 죽을 때 난 사랑도 못 받았다고 그럴 거 아니야. 사랑을 주는데도 자기가 받지 않고. 사랑이 별 거 아니고 그게 사랑이야. 이제 마음을 좀 열으세요.” 할머니의 까맣던 얼굴이 노랗게 희색이 돌았다.

상담이 끝나고 가실 때마다 두 분 손을 잡고 가시게 했다. 의외로 조용히 손을 잡고 돌아가시는 두 분의 뒷모습을 며칠 동안 계속 볼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25 년 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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