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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2-26 17:19
치료를 방해하는 사람들
 글쓴이 : 김연
조회 : 10,012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본인 자신이 치료가 어느 정도 되어서 급한 불을 껐다, 좀 살만하다 싶으면 자기 노이로제 낫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치료에 안 온다거나 어떻게든지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족이나 그밖에 사람들이다. 친구들이 그러는 것은 보통이고, 심각한 것은 중요한 타인 즉, 부모나 형제다. 오래된 이야기인데 병원에 입원된 대학생, 옛날 진단명으로 정신분열증(조현병) 이니, 학교를 다닌 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인 중한 환자였다. 물론 폐쇄병동(closed ward) 에 입원되었다. 정신치료 시간을 갖기도 힘든 상태라 회진 때, 또는 하루에 한 두 번씩 병실에 가서 bed side에서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했는데, 그 정도로도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었던지, 어둡고, 딱딱하던 환자 얼굴 표정이 약간씩 풀려가면서 희망이 있겠다 싶었는데, 다음 순간 갑자기 퇴원을 하였다. 얼마가 지났는데 다시 입원을 했을 때는 그나마 풀렸던 표정이 원래대로 되돌아가서 딱딱하게 굳어져서 뻑~한 모습이 되서 돌아왔다. 한마디를 해도 따듯하게 정성을 기울이다 보니 다시 약간씩 편안해지며 얼굴이 풀리니까 보호자가 어찌 알았는지 참 신기하게도 또 퇴원을 시켜서 학생 다니는 대학 병원으로 입원을 시켰다고 한다. 이번엔 학생이 화가 나서 왜 나를 빼 내다가 이 병원에 입원 시키느냐고 보호자에게 공격을 하며 난동을(acting) 부리자 다시 환자를 우리 병원으로 데려와 입원을 시켰다. 그 때 참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어찌 알았을까? 환자가 조금 표정이 풀리면(치료가 시작된다는 의미) 즉시 알아차리고 퇴원시켜서 다른 병원에 입원시키는 거 보고 참 귀신처럼 안다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보호자도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이고, 환자 보호자 상호간의 작용도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일이고 하니 몰랐었겠지 싶은 생각이긴 하다. 그 후 정신치료 약물치료 병행해서 어느 정도 받은 후 퇴원해서 어머니와 조그마한 가게를 하며 살고(marginal adaptation)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도 내담자가 잘 치료되어가는 과정을 눈으로 보면서도 방해하는 보호자는 꽤 있다. 상담을 가라, 고만 가라, 지시하는 사람도 있고, 여기 가봐라 저기 가봐라 하는 사람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로 중단시키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본인도 살만하다 싶으면 중단하는 경우, 낫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한편에 있는 것이고, 또 더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병이 낫는 것을 원치 않아 이리저리 옮기거나 Dr. shopping을 하며 방해하는 경우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좀 더 복잡한 심층심리라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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