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과 관심은 구분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지나친 관심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간섭은 아이들이 가장 싫어한다. 간섭을 자주 하는 것은 부모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부모가 아이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기 생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 아이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역효과가 날 것이다.
아주 어린 나이에는 그런대로 받아들이고 익숙해지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면 항상 엄마나 아버지가 더 잘 알기 때문에 부모 말은 옳고 내가 틀리다는 논리가 생기기 시작하고 이런 사고가 굳어지면 성인이 되었을 때, 이젠 성인이 되었으니 모든 걸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하면, 오히려 결정을 못해서 어쩔줄을 모르게 되니 사회생활에 자신감이 없고 지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떤 부모가 남자 초등학생을 데리고 온 적이 있다. 부모 말로는 이 아이는 천재라고 한다. 5 학년인데 벌써 토익시험도 봤고, 한자 국가 자격 시험 합격 등, 학교 성적은 말할 것도 없고... 몇 가지 설명을 듣고 천재라는 점이 인정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에서 좀 질이 안 좋은 친구들한테 돈을 뺏기는데‘오천 원만 줘!’하면 주머니에서 꺼내주고, 또 얼마 후에 ‘오천원!’하면 꺼내 주고... 이 일이 반복되다 보니까, 너무 이해가 안 돼서 아들에게 ‘만일 그 아이가 이만 원 달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니 그러면 ‘엄마가 일주일에 오천 원씩 주니끼 네 번 모아서 이만 원 만들어서 준다’고 하더라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얘가 싸이코 아니냐고 데리고 온 것이다. 왜 그런 것인지 즉시 반응 하기가 아주 난감한 일이었다. 그런데, 한 시간 상담하는데, 그 한 시간 동안 엄마는 연속 이야기하는 중에도 잠시도 가만 안 있고, 아이를 살피고, 지적하고 지시하고 가르치고 이렇게 똑바로 앉으라고 모범을 보이는 것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아, 원인이 바로 이거로구나’싶었다.
미국에서 한 유학생이 어느 날 옆에서 누군가 자기를 감시하는 거 같아서 옆으로 홱 돌아보니 아무도 없고 자기만 혼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때 연상되는 것은 항상 엄마가 공부 하나 안하나 감시하려고, 베란다 쪽에서 창문 넘어로 들여다 보던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엄마가 어떻게 미국까지 가서 감시하겠나? 논리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이런 증상, 감시받는 거 같은 증상이 생긴 것이다. 자꾸 간섭하면 엄마가 옆에 없어도 제약을 받는다. 성장해서 어른이 된 후에도 엄마는 연로해서 사망한지 이미 오래 되어도 아직도 영향을 받는다. Self가 충분히 못 자란 것이다.
간섭을 하면 건강하게 못 자란다. 간섭은 사람을 불건강하게 만든다. 간섭하면 뇌가 발달하지 못한다. 불쾌한 뇌 쪽만 활성화된다. 자꾸 간섭하면 아무리 머리 좋은 사람도 다른 뇌가 활동을 안 한다. 간섭을 안 하면 뇌가 발달한다. 간섭을 안 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마음이 편해지면 뇌가 건강하게 활동하고, 균형 잡히고, 그러면 또 다시 마음이 사통팔달하고 자유자재로 성장, 성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