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어린 나이에 크고 작은 성추행 경험한다는 것을 자신들은 대강 알고 있고, 모든 성인들은 이 사실을 참고로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심각한 폭행 사례는 말 할 것도 없이 훗날 크게 Trauma로 남거나 병이 되고, 추행 사례 역시 주위에서 허다하게 보고 경험하는 일이다. 별거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당하는 여성들에겐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유념해야 한다. 성인 또는 청년 남자가 어린 여자아이를 보고 예쁘다고, 쓰다듬거나 끌어안거나, 말로 표현하는 경우에도 때에 따라서 추행의 의미가 있을 때는 여자아이에겐 상처가 되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고 그런 느낌이 해소 안 되면 상당히 오랜 시간까지 trauma로 지속되고, 심지어는 치료 받은 뒤 늙어서 트라우마 극복이 다 된 뒤에도 기억에서 안 지워진다. 비교적 가벼운 추행의 경우에도 그럴진대, 만일에 성행위 장면에 노출되었을 때, 특히 그것이 부모의 성행위 장면이라면 어떤 영향을 받을까?

개인적 사례 중, 일류 대학을 졸업한 34세의 남자 환자가 심각한 정신병에 걸려서 상담에 왔었다. 팔 남매 중 끝에서 두 번째로, 아주 어렸을 그 당시 집안이 가난해 한 방에서 가족이 다 같이 자면서 부모의 성관계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한번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경험했다고 한다. 그때는 뭔지 몰랐는데도 불구하고 하여튼 정신병이 걸려 있었다. 

부모의 성관계 장면을 목격하는 것을 Freud는 primal scene 이라고 하였다. 이 환자는 아주 어린 나이에 부모의 primal scene 목격한 것이다. 

치료자는 일생 중 이런 사례를 꽤 여러 번 경험하게 된다. Primal scene 보는 것이 왜 병이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린 나이에 특히 5,6세 이전에 이런 경험을 할 때는 너무 충격을 받게 돼서, 그 의미도 모르고 이해도 안 되고 소화할 수가 없고 아는 나이가 되어도. 이때 받은 충격적 감정은 너무 강렬한 성적 Trauma로 작용할 수 있어서 적절히 처리되지 않고 억압 되면, 정서적 불안, 성적 불안, 성적 혼란을 유발하게 되고, 해결되지 않은 채 장기적으로 축적되면 정신분열증 발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자크 라캉(Jacques Lacan) 은 Primal Scene을 목격한 어린아이는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와 불안이 뇌의 신경 회로에 영향을 미쳐 정신분열증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상징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하는 능력이 혼란 되어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현실 감각이 왜곡되거나 붕괴될 위험이 크다고 하였다. 

그 장면에서 지혜롭게 잘 극복할 수 있다면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로 끝나는 것 만은 아니다. 어떤 주부는 실토하기를, 어린 아들이 벌떡 일어나더니 아빠가 엄마 죽이려고 그러지? 해서, 부모가 웃으면서 아이를 안심 시켜 재운 적이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와 달리, 이 청년에겐 Trauma가 되어 병이 되었고, 심각한 조현병으로 발전된 것이다. 나를 찾아왔을 때는 약을 너무 다량으로 먹어서 냄새가 날 정도이고 대화는 물론 불가능할 정도였다. 

요약하면 Primal Scene 경험은 심리적, 성적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적절히 해소되지 못하고 오래 억압될 경우 정신분열증 발병에 기여할 수 있다는 다양한 이론적 논의가 존재한다. 물론 어린 시절의 성적 경험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토론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과제이다.